최근 뉴스에서 “물리학 ‘109년 난제’ 풀어…미시-거시세계 각운동량 전달 메커니즘 밝혀”라는 문구를 보았다. 각운동량은 학교 과학 시간에 배웠지만 일반적인 운동량 보다는 더 어려운 개념이므로 많이 다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물질을 이루는 입자들의 새계에서도 입자들이 회전을 하고 현실 세계에서도 많은 것들이 회전 운동을 하기 때문에 각운동량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까라서 이 번 글에서는 각운동량이 전달되는 세로운 메카니즘에 관한 새로운 이론에 대하여 탐구하고자 한다.
각운동량과 각운동량 보존의 법칙
각운동량은 회전하는 물체(회전목마, 팽이, 또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의 회전 동작)가 가지는 운동량으로, 물체의 질량과 회전속도에 의해 결정되는 물리량이다. 각운동량은 벡터 물리량으로, 물체가 회전하는 방향과 크기를 모두 나타낸다. 쉽게 설명하면, 얼음 위에서 팔을 벌리고 회전하는 피겨 스케이터가 팔을 모을 때 회전 속도가 빨라지는 현상이 각운동량의 보존과 관련이 있다.
각운동량 L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각운동량량
L = I x ω 또는 L = r × p
여기서
I 는 관성 모멘트(moment of inertia) : 물체의 질량이 회전축으로부터 얼마나 퍼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물리량
ω는 각속도(angular velocity) : 물체가 얼마나 빠르게 회전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물리량
r 은 물체의 위치 벡터(회전 반경) : 회전 중심으로부터의 위치 벡터(회전 반경)
p는 물체의 선운동량 벡터 : p = mv, m은 질량, v는 속도)
첫 번째 공식은 회전체 전체의 각운동량을 간단히 나타내는 데 유용하고, 두 번째 공식은 입자나 점 질량의 각운동량을 계산할 때 더 유용하다
각운동량 보존의 법칙
각운동량 보존의 법칙은 외부로부터 토크(회전력)가 작용하지 않는 한, 회전체의 각운동량이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법칙이다. 즉, 외부에서 힘을 가하지 않으면 회전하는 물체의 회전 속도와 회전 방향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피겨 스케이터의 예시는 각운동량 보존의 좋은 예시이다 이다. 스케이터가 팔을 벌린 상태에서는 회전 반경이 커지므로 회전 속도가 느려지지만, 팔을 몸 쪽으로 모으면서 회전 반경이 줄어들면 회전 속도가 빨라진다 이다. 이는 외부에서 작용하는 토크가 없을 때 각운동량이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각운동량은 우리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우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구의 자전, 행성의 공전, 심지어 은하의 회전까지도 각운동량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개념은 공학에서도 널리 사용된다. 예를 들어, 자이로스코프라는 장치는 각운동량 보존 원리를 이용해 비행기나 우주선의 방향을 안정화하는 데 사용된다.
아인슈타인-더 하스 효과
1915년,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과 반더르 요하네스 더 하스는 미시세계에서 거시세계로 각운동량이 보존되며 전달된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이를 아인슈타인-더 하스 효과(Einstein-de Haas Effect)라고 부른다.
이 실험에서 자성 물질의 스핀 각운동량이 거시적인 물질 회전으로 변환되는 과정을 관찰했다. 이 실험은 자성 물질에 전류를 흘려보내어 내부의 스핀 방향을 변화시키면, 그 결과로 물질 자체가 회전하게 되는 현상을 보여주었다.
이 효과는 각운동량 보존 법칙이 미시세계에서도 거시세계와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였다. 그러나 미시세계에서 거시세계로의 각운동량 전달 메커니즘은 100년 이상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미시세계와 거시세계 사이의 각운동량 전달 메커니즘
이 메커니즘은 미시세계의 스핀 각운동량이 어떻게 거시세계의 물질 회전으로 전달되는지를 설명하는 이론적 및 실험적 원리이다. 미시세계에서는 양자역학적 현상, 특히 스핀 각운동량이 주요 역할을 하고, 거시세계에서는 뉴턴의 운동 법칙이 적용된다.
카이랄 열포논은 최근 물리학 연구에서 주목받고 있는 개념이다. ‘카이랄은 거울상으로 겹쳐질 수 없는 비대칭 구조를 의미하며, 포논은 결정 격자의 진동을 전달하는 준입자를 가리킨다. 열포논은 이러한 포논 중에서 열에너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카이랄 포논은 거울상이 아닌 비대칭성을 가진 포논이다. 이는 특정 방향으로 회전하거나 진동할 때, 반대 방향으로 동일하게 동작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특성은 물질의 특이한 열적, 전기적 성질을 나타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원자층 단위로 정밀하게 제어된 강상관 초격자에서 카이랄 포논이 관찰되었다. 초격자는 두 가지 이상의 다른 물질이 반복적으로 배치된 다층 구조를 의미한다. 이러한 구조에서 카이랄 포논의 발현은 물질의 설계와 제어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카이랄 포논은 특히 스핀트로닉스와 같은 차세대 전자 소자 기술에 응용될 수 있다. 스핀트로닉스는 전자의 스핀을 이용한 정보 처리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또한, 카이랄 포논을 이용한 열 관리 기술은 미래의 전자기기에서 열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최근 광주과학기술원(GIST)의 연구팀이 스핀-포논 상호작용을 통해 각운동량이 전달되는 과정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카이랄 열포논의 생성과 역할을 실험적으로 증명하였으며, 이는 미시세계와 거시세계를 연결하는 중요한 발견이다.
이 연구는 1915년 아인슈타인과 더 하스가 제기한 후 109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난제를 풀었다. 당시 아인슈타인-더 하스 효과는 미시세계에서 거시세계로의 각운동량 전달을 실험적으로 입증했으나, 구체적인 전달 메커니즘은 초고속 측정 기술의 한계로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자성 산화물인 루테륨산 스트론튬(SrRuO3)과 비자성 산화물인 타이타늄산 스트론튬(SrTiO3)을 결합한 초격자 구조물을 제작했다. 광여기를 통해 SrRuO3에서 초고속 자기소거를 유도하고,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해 카이랄 열포논의 생성과 이를 통한 각운동량 전달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측했다.
카이랄 포논은 생성된 직후 물질의 회전이 발생하기 전까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미시세계의 스핀 각운동량이 거시세계의 물질 회전으로 변환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 연구는 포논이 자기 수송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입증하였고, 스핀 공학과 포논 공학의 접점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자기 및 열 기능성이 결합한 다기능성 나노 소자 개발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스핀 공학과 포논 공학의 접점을 발견하는 중요한 성과를 이루었다. 스핀-포논 상호작용은 미시세계의 스핀 각운동량이 거시세계의 물질 회전으로 변환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이다. 이러한 발견은 미시세계와 거시세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물리적 원리를 제시하며, 이는 기존의 이론적 틀을 확장하고 새로운 연구 방향을 열어준다.
특히, 카이랄 열포논의 역할을 규명한 이번 연구는 향후 스핀트로닉스와 같은 고기능성 전자 소자의 개발에 중요한 기초를 제공한다.
마무리
미시세계에서 거시세계로 각운동량을 전달하는 메커니즘은 오랜 시간 동안 물리학의 난제로 남아 있었다. 각운동량은 회전 운동의 양을 나타내며, 이는 미시적인 입자들의 운동과 거시적인 물체의 운동을 연결하는 중요한 개념이다.
최근 연구들은 포논이 이 메커니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포논은 결정 격자의 진동을 전달하는 준입자로, 카이랄 포논은 비대칭적인 성질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카이랄 포논이 미시세계의 각운동량을 거시세계로 전달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예를 들어, 미시세계에서 생성된 각운동량이 카이랄 포논에 의해 거시세계로 전달되면, 거시세계의 자성 물체가 회전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 연구 결과는 미시세계와 거시세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이해를 제공하며, 나아가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열어준다. 예를 들어, 스핀트로닉스 및 양자 컴퓨팅 등에서 이러한 메커니즘을 활용하여 새로운 기술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각운동량 전달 메커니즘의 이해는 물리학 및 공학 분야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