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여러가지 꿈 중에서 한 가지는 중력을 이기고 하늘을 나는 것이다. 이러한 꿈은 거의 모든 사람이 어린 시절에 상상했던 모습이다. 그래서 수퍼 영웅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것은 주인공이 대부분 하늘을 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 새처럼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 영화와 소설의 한 요소가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중력은 단순히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이 아니다. 뉴턴은 이를 “만유인력”이라고 정의했지만, 아인슈타인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시공간의 곡률”로 설명했다. 즉, 우주는 마치 팽팽한 고무 천 같고, 무거운 물체가 이 천을 움푹 파내면 주변 물체는 그 곡면을 따라 굴러 떨어지듯 궤도를 그린다.

우리가 서 있는 지구, 지구가 도는 태양 궤도, 달의 공전 등등, 이 모든 것이 중력의 지휘 아래 조화롭게 연주되는 우주 심포니다. 반면에 이 글에서는 중력이 없는 세계에 대해서 다루어 보고자 한다.
중력이란 무엇인가?
중력은 질량을 가진 모든 것이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며, 시공간을 구부리는 현상이다. 뉴턴은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을 발견하였고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에서는 중력이 시공간의 휘어짐이라고 주장하였다. 중력은 약하지만 우주의 질서를 유지하는 가장 결정적인 힘이다.
중력은 약한 힘이지만 우주적 차원에서 본다면 별들과 별, 행성과 행성, 별들과 행성 사이에서 우주의 질서를 유지하는 가장 큰 힘이다. 심지어 중력이 강하면 시간 마져 변화 시틸 수 있다. 아직도 인류의 과학 기술로는 중력을 벗어나거나 중력을 없애거나 만들어 내는 것이 불가능 한 것이 현실이다.
중력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만일 중력이 없다면 사람은 공중에 붕 뜬다. 그런데 그게 마냥 날아서 자유롭다는 느낌이 아닐 수도 있다. 영화 <그래비티>처럼 우주로 흘러가는 게 아니라, 더 가까운 현실은 냉장고 문을 열자마자 야채가 공중에서 춤을 추는 주방의 혼돈이 보일 것이다. 이런 현상을 우리는 국제우주정거장 안에서 음식물들이 공중을 떠도는 모습을 통하여 본 적이 있다.
중력이 없다면 사람의 혈액은 어떻게 될까? 중력이 없으면 혈액은 발 쪽으로 쏠리지 않고, 상체로 몰린다. 그래서 우주 비행사들은 얼굴이 붓고, 코가 막히고, 눈이 충혈된다. 뭔가 슈퍼히어로가 되는 게 아니라, 감기에 걸린 문어 얼굴이 되는 셈이다.
지구 중력 하에서의 혈류 분포와 무중력 상태에서의 혈류 분포 비교

그리고 반전은 여기 있다. 중력이 사라지면 모두 공중을 날게 될 것 같지만 사실 지구가 돌면서 생기는 원심력에 의해 대부분의 것들이 엄청난 속도로 수평 방향으로 날아가 버린다. 즉, 위로 떠오르는 게 아니라, 옆으로 미친 듯이 쏘아져 나간다. 한 마디로 나는 새가 되고 싶었는데, 인공위성이 돼버린다는 것이다.
우리는 중력 없으면 진짜 재밌겠다 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정말 그럴까? 아침에 눈을 떴는데 발이 땅에 닿지 않는다면, 커피잔은 천장에 붙어 있고, 고양이는 벽을 타고 유영 중이며, 샤워기는 물방울을 뱉은 채 허공에 고정되어 있는 것을 본다면 어떤 느낌을 받을지 상상해 보라.
중력이 없는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엉망진창이 된다. 가장 먼저 몸의 균형 감각이 붕괴된다. 우리의 전정기관(귀 속에 있는 작은 센서들)은 중력을 기준으로 위와 아래를 감지한다. 그 기준이 사라지면 뇌는 멀미 신호를 보내고, 평형감각은 완전히 무너진다. 중력 없는 삶은 나침반 없이 폭풍우 속을 항해하는 배와 같다. 방향 감각도 없고, 기준점도 없고, 멀미만 존재한다.

증력이 사라지면 물은 흐르지 않는다. 샤워 중 물방울이 몸에 닿지 않고 둥둥 떠다니며 비눗물과 뒤엉긴다. 배설도 문제다. 화장실은 특수 장비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무중력 화장실은 나사의 위대한 발명 중 하나라고 우스갯 소리가 있는 것이다.
요리도 불가능 하다. 불꽃은 둥글게 말려버리고, 기름과 물은 서로를 감싸며 공간을 떠돈다. 그 와중에 팬은 그대로 떠오른다. 모든 것은 엉망진창이 되고 우리의 삶은 불가능 할 것이다.
또한 근육과 뼈도 위태로워진다. 중력이 없으면 근육은 쓸 일이 없어지고, 뼈는 칼슘을 잃어버리며 약해진다. 그래서 NASA는 매일 우주비행사들에게 러닝머신 고무줄 고문 운동을 시킨다. 중력은 우리 몸을 계속해서 일으켜 세우는 개인 트레이너와 같다.
중력은 우주를 조율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별들이 그저 자유롭게 흩뿌려져 있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다. 사실 별들과 은하들은 놀라운 질서 속에 있다. 마치 거대한 교향곡의 악기들이 정확한 타이밍과 박자에 따라 연주하듯, 우주도 중력이라는 보이지 않는 지휘자에 의해 조율되고 있다.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고, 달은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위성은 또 그 주위를 돌며 운동을 한다. 이 모든 운동이 무작위적이지 않고, 수학적으로 예측 가능하다는 건 곧 중력이 모든 걸 조율하고 있다는 증거다.
태양계에서 태양을 중심으로 각 행성이 자전하며 공전하는 모습은 마치 뮤직 박스 안의 회전 무대 같다. 각자 다른 거리와 속도로 돌면서도, 충돌하지 않고 유려하게 움직인다. 그 균형은 모두 중력 덕분이다. 중력이 없다면 이 모든 행성은 제멋대로 날아가 버릴 것이다.

만일 태양계에서 태양이 없으면 지구는 어떻게 움직일까? 태양이 사라진다면 지구는 그대로 직진할 것이다. 왜냐하면 중력이 없다면 공전이라는 개념 자체가 무너진다. 이건 마치 줄에 매달린 공이 줄이 끊어지면 날아가는 것과 같다. 지금 이 순간도 우리는 태양에 의해 줄곧 끌려 돌고 있는 것이다. 중력은 우리를 붙잡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자유롭게 하게 한다. 중력이 없다면 우주는 교향곡이 아니라 교통사고 였다. 진짜 말 그대로 우주 대충돌 콘서트가 될 것이다.
중력이 없는 곳에서 날씨는 어떤가?
중력이 사라지면 공기가 어떻게 되는지, 날씨는 어떻게 망가지고, 우리는 어떤 숨막히는 현실을 마주하게 되는지 살펴보자.
중력이 없다면 공기가 우주로 날아가고 날씨도 사라진다. 공기는 무게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공기도 질량이 있기 때문에 중력이 없으면 그냥 날아가 버린다. 지구의 대기를 구성하는 질소, 산소, 이산화탄소 분자들은 중력이 이들을 지표면 가까이에 눌러붙게 만들어 우리가 편하게 숨쉴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중력이 사라진다면 대기는 더 이상 지표면에 존재하지 않고, 마치 가스통의 뚜껑이 열린 것처럼 우주로 확산되어 버린다. 마치 콜라캔을 흔들고 뚜껑을 열면 탄산 기체가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 결과 숨도 못 쉬고, 기후도 붕괴된다. 모든 생명체는 사멸할 것이다.
또한 중력이 사라지면 대기가 사라지므로 바람도, 구름도, 비도, 눈도 존재하지 않는다. 지구는 뜨겁고 메마른 황무지로 변하며, 낮엔 화성보다 뜨겁고, 밤엔 달보다 차가운 살벌한 온도차를 경험하게 된다.
불은 산소와 연료, 그리고 열이 만나야 유지된다. 중력이 없으면 산소가 한 곳에 모이지 못해 불꽃이 지속되지 않는다. 즉, 중력이 없으면 불도 지속되지 못하게 되므로 라면도 못 끓인다. 중력은 지구의 공기청정기이자 불쏘시개다. 없으면 우리는 숨도 못 쉬고, 불도 못 피우고, 살아남지도 못한다.
중력이 없다면 생명은 태어나지 못한다
우주에 있는 별, 행성, 은하 들은 모두 중력이 물질을 끌어모아 뭉치면서 생긴 것이다. 다시 말해, 중력이 없으면 그런 건 아예 존재조차 하지 않는다. 별은이 무엇인가? 수소가 중력에 눌려서 고온 고압으로 핵융합을 일으키는 공 덩어리다. 그런데 중력이 없다면 핵융합 자체가 불가능하니 지구도 없고, 태양도 없고, 빛도 없고, 열도 없고, 생명도 없다.
별이 만들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우주에 있는 물질들이 모여야 하지만, 중력이 없다면 그것이 불가능 하므로 별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은하도 안 생기고, 별도 안 생기고, 행성도 없고, 그 위에서 물이 흐르고 생명이 진화하는 기적도 없다. 그냥 진공 속에서 원자들이 혼자 외롭게 둥둥 떠다니는 혼돈의 세계일 뿐이다.
중력이 없으면 별이 없고 별이 없으면 행성이 없고 행성이 없으면 생명이 머무를 공간이 없다. 중력이 없으면 원자들이 뭉칠 수 없고 분자 생성 불가하기 때문에 DNA도 없다. 즉, 중력은 생명 설계의 첫 단추다. 중력이 없으면 우주는 생명 없는 암흑의 수프가 되어버린다.
중력이 없다면 인간의 몸은 완전히 다르게 생겼다
우리는 중력 맞춤형 생명체다. 우리가 두 발로 서 있고, 무게중심을 유지하고, 걸을 수 있는 이유는 전부 지구 중력 1G에 맞춰 진화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뼈, 근육, 혈관, 심장, 심지어 눈까지 전부 중력 대응형 설계를 갖고 있다.
이걸 무시하고 우주로 나가면 어떤 일이 생길까? 중력은 우리 몸을 계속해서 운동 하게 만드는 천연 헬스 트레이너다. 걷기만 해도 다리 근육이 중력에 저항하며 수축하고, 심장은 아래로 쏠리는 혈액을 펌프로 밀어 올리고, 뼈는 중력 하중을 견디며 밀도 유지 시킨다.
그런데 중력이 사라지면 근육은 사라지고, 뼈는 녹아내리고, 혈압은 폭주한다. 그래서 우주정거장에 오래 머물면 인체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근육이 소실되는데 특히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이 빠르게 약화된다.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며 약해지는 골다공증이 발생하며, 혈액이 위쪽으로 몰려서 심장 기능도 약화된다. 또한 안구 뒤 압력 증가하여 시력 저하되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이 안전한 우주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인공중력을 만들어 우주선 안에서도 지구에서의 중력과 같은 크기의 중력을 만들어 내야하는 것이다.
NASA에 따르면 장기 우주 체류 후 지구에 돌아온 우주인은 걸음마부터 다시 배워야 할 정도라고 한다. 다음은 중력 유무에 따른 신체 변화 비교표이다.

지구에서 우리는 뼈와 근육이라는 텐트 기둥으로 몸을 지탱하고 있다. 하지만 우주에선 이 기둥이 필요 없어져서 사람이 마치 물풍선처럼 흐물흐물해진다. 아주 과장해서 말하면 중력 없는 세계에선 인간은 젤리 인간이 된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중력이 인간의 몸을 어떻게 빚었는지, 그리고 그 중력이 사라졌을 때 우리 몸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알게 되었다. 지구에서 태어난 것은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중력이 없다면 시간 개념도 붕괴된다
우리는 보통 시간을 똑딱 똑딱 일정하게 흐르는 정직한 시계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시간은 정직하지 않다. 중력이 강한 곳일수록 시간은 느려지고, 중력이 약한 곳에서는 시간이 더 빨리 흐른다. 블랙홀 근처에서는 중력이 매우 강하므로 시간이 느리게 지나가고, 우주 공간에서는 중력이 거의 없으므로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지나간다.
미국에서 아주 정밀한 원자시계를 두고 실험을 했는데, 하나는 지상, 다른 하나는 빌딩 위에 두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높은 곳의 시계가 더 빨리 간다는 걸 확인했다. 우리가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그 시간 차가 나노 초 단위이기 때문이다.
중력이 없다면 시간은 어떻게 될까? 우리가 사용하는 기준 시간(UTC)도 중력에 기반을 두고 조정되고 있다. GPS 위성 시계도 지구 중력 보정 없이는 오차 발생하고, 우리의 생체 시계도 중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즉, 중력이 없다면 시간의 기준 자체가 불안정해져서 우리가 쓰는 모든 내비게이션, 통신, 금융 시스템이 망가지게 된다.
시간은 빵처럼 단단한 게 아니라, 젤리처럼 흐물흐물하다. 중력이 강한 곳에선 젤리가 눌려서 천천히 흐르고, 중력이 약한 곳에선 젤리가 통통 튀면서 빨리 흐른다. 시간은 멈추지 않지만, 속도는 달라진다!
중력이 없다면 우주의 질서는 산산조각 난다
우리가 보는 우주는 단순히 별들과 행성들이 떠다니는 곳이 아니다. 중력이라는 보이지 않는 힘이 모든 것들을 서로 연결하고, 조화롭게 유지시키는 것이다. 별들이 밀집된 은하가 형성되고, 그 은하들이 모여서 우주를 구성하는 것 모두 중력 덕분이다.
상상해 보자. 중력은 별들, 행성들, 은하들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한 곳에 고정되도록 도와준다. 그렇지 않으면 우주는 그냥 각자 도생하는 개별 물체들의 무덤이 될 것이다.
은하들이 서로를 잡아당기고 있지만 우주가 팽창하므로 은하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고, 태양은 중력으로 지구를 끌어당기며, 지구는 그 덕분에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것이다.
이런 중력의 상호작용이 없다면, 우주는 그냥 무질서한 난장판이 될 것이다. 별들은 태양처럼 중력에 의해 자기 자신을 유지할 수 없고, 행성들은 저마다 떠돌아 다니는 무법자가 될 것이다.
만약 우주에서 중력이 사라진다면, 모든 물질은 그냥 떠다니게 된다. 별들은 자리를 떠나 다른 별들과 충돌하거나, 그냥 공간을 떠도는 가스 덩어리로 변할 것이다. 은하들은 서로 혼자서 떠돌게 되며, 은하의 중심에 있는 별들은 궤도를 잃고 헤매게 될 것이다. 지구는 이제 태양을 따르지 않고 그냥 우주를 떠도는 별이 되어버릴 거다.
또한 별은 중력으로 인해 핵융합이 일어나며 에너지를 생성한다. 중력이 없다면, 별은 결국 폭발할 가능성이 높아져, 결국 온 우주는 더 이상 안정적인 별들을 보지 못하게 된다.
마무리
중력은 우주에서 그야말로 조화의 고리를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중력 없으면 우주는 혼돈의 파도 속에 휩쓸려 버릴 것이다. 우리의 삶에서 중력이 없는 것 보다는 중력이 있는 것이 좋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 이 우주는 중력의 작용으로 조화롭게 유지 되고 있다.
우리가 그런 조화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감사해야 한다. 중력이 없는 세상에서의 삶은 상상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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