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양자
사람들은 이 세상을 눈에 보이는 것 만으로 생각을 한다. 보이는 것이 곧 세상이고 세상은 곧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눈은 착각하기 쉽고 자연계에 존재하는 매우 작은 세계는 직접적으로 볼 수 없다. 그러나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양자이다. 이 세상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물질 세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눈에 보이는 세계에서 물체의 운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입자의 운동과 매우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 세계의 근본적인 것을 알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의 세계에 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입자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만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와 같은 미시 세계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그것을 양자역학이라고 부른다. 양자역학을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 이 아니지만 하나하나 그 개념을 탐구한다면 양자역학이 무엇이라는 것을 개략적으로 나마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양자역학의 세계로 들어가 보기로 한다.
양자역학이란 무엇인가?
양자역학은 물리학의 한 분야로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입자들 즉 원자, 분자, 전자 등과 같은 작은 입자들의 운동과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여기에서 양자라는 단어의 뜻은 어떤 특정한 입자라기 보다는 어떤 일정한 양으로 이해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 양자는 기본적인 물리량을 나타내는 것이며 물리량은 양자의 정수배로 표현이 된다.
양자역학은 불확정성 원리, 파동-입자의 이중성, 불연속 에너지, 슈뢰딩거 방정식 등 과 같은 개념을 바탕으로 설명된다. 또한 양자역학은 막스 플랑크, 보어, 아인슈타인, 드 브로이 등의 학자들과 그 이외의 많은 학자들에 의하여 연구되었고, 물질의 미시 세계의 구조와 움직임을 설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반도체 기술이나 양자 컴퓨터를 개발과 같은 현대사회의 기술 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양자역학의 발전 과정
고전 물리학에서는 거시 세계의 많은 물리적 현상을 설명할 수 있지만 미시 세계의 입자들의 운동과 현상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미시 세계 입자들의 운동과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들이 필요했는데 1900년 도에 막스 플랑크는 흑체복사의 스펙트럼을 설명하기 위해 양자 이론을 도입했으며 양자역학의 출발점이 되었다.
아인슈타인은 1905년도에 발표한 광전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빛이 양자화되었다는 광양자설을 발표하여 빛이 입자성과 파동성을 모두 가진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드브로이는 물질파 이론을 제시하였다. 1926 년에는 슈뢰딩거가 슈뢰딩거 파동방정식을 발표 하였는데 이 방정식은 원자와 분자의 구조를 설명하는 데 사용되었다.
그리고 1927년에는 하이젠베르크가 물리적 관측에 대한 불확정성 원리를 제안하였다. 1920년대는 보어와 하이젠베르크를 포함한 다수의 과학자들이 양자역학을 집단적으로 해석하였는데 이것을 코펜하겐 해석이라고 한다.
그 이후로 많은 과학자들이 양자역학에 대한 연구를 하여 오늘날에 이르렀으며 현대 물리학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이론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다. 앞으로 이 양자역학은 계속 발전할 것이며 우리가 꿈꾸던 과학적인 상상을 이루는 기초가 될 것이 분명하다.
양자역학의 중요한 여러 가지 이론
막스 플랑크의 흑체 복사
막스 플랑크(Max Planck)는 흑체 복사(Blackbody radiation)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자역학의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과학자 중 하나이다. 흑체 복사란, 고온의 물질이 방출하는 전자기파의 스펙트럼을 설명하는 문제로써, 1900년에 고전 물리학으로는 흑체 복사에 관한 실험적 결과를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양자 이론의 개념을 도입 했으며, 에너지가 연속적이 아니라 작은 단위인 양자로 나뉘어야 한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막스 플랑크는 흑체 복사 공식을 유도할 때 플랑크 상수(입자의 에너지와 전자파의 진동수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상수)를 도입했는데, 이 상수는 나중에 양자역학의 중요한 상수 중 하나로 인정되었으며, 에너지가 양자 단위로 이산화된다는 개념을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데 사용된다.
막스 플랑크는 플랑크 공식을 만들었는데 이 공식은 흑체 복사에서 물질의 온도와 파장에 따른 복사 스펙트럼을 설명한다. 다음은 플랑크 공식이다.
아인슈타인의 광전효과
아인슈타인의 광전효과(Einstein’s Photoelectric Effect)는 1905년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 발표한 논문에서 제안한 이론으로, 빛의 입자성과 파동성을 동시에 설명하는 중요한 이론이다.
금속 표면에 충분한 에너지를 가진 빛(광자)을 비추면 금속 내의 전자들이 임계에너지 이상의 에너지(W)를 흡수하는 경우, 활성화된 전자들이 금속의 표면에서 방출 되어 자유 전자가 된다. 이 자유 전자들을 전기회로를 통해 전달하면 전기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광전 효과를 이용한 대표적인 예가 태양전지다.
이 때, 광전류의 세기(전자의 방출량)는 들어오는 빛의 강도와 주파수에 비례하며, 에너지량과는 무관하다. 아인슈타인의 광전효과 이론은 빛을 입자(광자)로 설명하고, 이 광자가 물질과 상호작용할 때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 논문은 양자역학의 탄생에 큰 영향을 미치며, 빛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기여한 업적 중 하나로 아인슈타인에게 192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여하게 되었다.
에너지 양자화 (Quantization of Energy)
전자는 원자핵 주위를 돌고 있는데 만일 전자의 에너지가 연속적인 값을 가진다면 결국에는 그림과 같이 전자와 원자핵은 인력의 작용에 의하여 충돌함으로써 원자는 스스로 붕괴되는 상황이 발생하여 이 세상 자체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이 같은 모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나타난 것이 에너지의 양자화인데 이것은 전자(양자)가 연속적인 값이 아니라 특정한 불연속적인 값만을 가질 수 있다는 원리로써, 전자가 원자핵과 충돌하지 않는 이유 그리고 수소 원자의 에너지 준위와 원자 스펙트럼을 설명 할 수 있다.
닐스 보어(Niels Bohr)는 수소 원자의 전자는 특정 궤도에만 존재할 수 있으며, 이 궤도들 간의 에너지 차이가 정확하게 양자화되어 있고, 전자는 특정 에너지 준위에서만 존재하며, 다른 준위로 점프할 때 에너지가 방출된다고 주장하여 수소의 선 스펙트럼을 설명하였다.
슈뢰딩거 방정식 (Schrödinger Equation)
슈뢰딩거(Schrödinger) 방정식은 물질의 상태를 기술하는 수학적 방정식이다. 이 방정식은 양자 시스템의 파동 함수를 시간에 대한 편미분 방정식으로 나타내며, 이를 통해 시간에 따른 양자 시스템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
슈뢰딩거 방정식은 양자 시스템의 에너지, 원자 및 분자의 구조, 전자의 확률적 위치, 분자의 스펙트럼 등을 연구하는 데 사용되고, 양자 세계에서 입자의 움직임과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불확정성 원리 (Heisenberg Uncertainty Principle)
불확정성 원리는 하이젠베르크(1901-1976)가 주장한 이론으로 동시에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두 측정값의 부정확도를 일정 이하로 줄일 수 없다는 원리다.
예를 들어 원자핵 주위를 도는 전자들의 위치와 운동량은 위치를 알면 운동량을 알 수 없고 운동량을 알면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불확정한 상태만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전자가 존재하는 영역은 확률적 분포로 나타내게 되어 전자구름 형태로 표현되는 것이다.
드 브로이 물질파
드 브로이(Louis de Broglie)는 1924년에 물질도 파동처럼 행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그는 드 브로이 관계(De Broglie Relation)를 제안했다. 이 관계에 따르면 입자의 운동량(p)과 파장(λ)은 다음과 같이 연결됩니다:
λ = h / p
여기서 λ는 파장, h는 플랑크 상수, p는 입자의 운동량을 나타냅니다. 이 관계는 입자의 운동량이 클수록 파장이 짧아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드 브로이 물질파 개념은 양자역학에서 입자의 파동-입자 이중성을 강조한다.
닐스 보어의 원자 모델
닐스 보어는 기존의 원자 모델의 모순점을 밝히기 위하여 현대적인 원자 모델을 제신했는데 그의 원자 모델은 오늘날의 원자 모델의 바탕이 된다.
보어는 전자가 원자 주위를 정해진 에너지 준위 또는 궤도에서만 원자핵을 돈다고 제안했다. 전자는 특정 에너지 상태에만 존재 할 수 있고 전자의 에너지가 연속적이 아니라 불연속적으로 존재한다고 주장했는데 이것은 원자 스펙트럼에서 관찰되는 불연속적인 선들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전자는 원자 내에서 에너지 상태를 변화시킬 때, 한 에너지 준위에서 다른 에너지 준위로 “양자 도약”를 하고. 이 때, 에너지는 정수배로 변화한다. 이 제안으로 수소 원자의 선 스펙트럼을 상세히 설명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로써 수소 원자 스펙트럼의 불연속적인 선들을 이론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양자 중첩, 얽힘(Quantum Superposition, Entanglement)
양자 중첩은 양자역학에서 하나의 양자가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상태에 있을 수 있는 현상을 의미한다. 즉, 하나의 양자는 위치, 스핀, 에너지 등 여러 양자 상태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의 컴퓨터에서는 0 또는 1 의 두 가지 상태만 표현할 수 있지만, 양자중첩성질을 이용하면 0, 1 또는 0과 1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게 되어 컴퓨터의 연산 속도에 매우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양자 얽힘은 두 개 이상의 양자 입자가 어떤 특성에 대해 상호 연결되어 있는 현상이다. 한 양자의 상태가 결정되거나변경되면 다른 연결된 양자도 즉시 그 상태가 결정되거나 변경된다.
이 현상은 “스핀 얽힘”과 같이 다양한 양자 특성에 적용될 수 있고, 정보 전달에서 사용될 수 있으며, 양자 통신 및 양자 암호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 실험
슈뢰딩거는 양자역학의 본질을 설명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고양이 사고 실험을 하였다.
완전히 밀폐된, 불투명한 상자안에 고양이와 청산가스가 담긴 병이 들어있고, 청산가스가 담긴 병은 망치와, 망치는 가이거 계수기와 연결되어 있다. 계수기에 방사선이 감지되면 망치를 내려치는 장치가 작동하여 병이 깨지고, 고양이는 청산가스에 중독되어 죽고 만다. 가이거 계수기 위에는 1시간에 절반의 확률로 핵이 붕괴하여 알파선을 방출하는 라듐 입자가 놓여 있다.
1시간 뒤 상자를 열었을 때, 고양이는 고양이는 죽었을까 살았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고양이가 50 퍼센트의 확률로 살아 있거나 50 퍼센트의 확률로 죽어 있다”는 것이다. 즉 고양이의 상태는 확률로 나타날 수 이쓸 뿐이다.
이 실험이 가지는 의미는 미시적인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그 사건이 관측되기 전까지 는 확률적으로 밖에 계산 할 수가 없으며, 두 가지 상태가 동시에 공존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 고양이 사고 실험은 양자역학의 세계를 잘 설명해주는 실험으로 알려져 있다.
코펜하겐 해석(Copenhagen interpretation)
코펜하겐 해석은 양자역학의 미시 세계를 해석하는 방법론 중 하나로써 1920년대 초반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닐스 보어, 하이젠베르크 등을 중심으로 다수의 물리학자들에 의해 발표된 양자역학에 관한 해석이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양자 상태는 불연속적이고 특정한 물리량 만을 갖는다. 따라서 양자 도약이 가능하다.
- 입자의 상태는 파동함수에 의해 결정되며 파동함수의 제곱값은 입자의 존재 확률밀도와 비례한다.
- 모든 물리량은 관측 됐을때 의미를 갖는다. 물리량은 관측의 영향을 받는 값이다.
- 상호관계가 있는 물리량은 불확정성 원리에 의해 동시에 정확히 측정이 불가능하다.
- 모든 입자들은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동시에 갖고 있으며 이 성질들은 상보적이다.
- 양자역학적 서술은 대상계가 거시계로 갈수록 그에 대한 고전역학의 서술과 가까워진다.
결론
양자역학은 일반인이 이해하기에는 쉽지 않은 과학의 한 분야이다. 오죽하면 리처드 파인만은 ”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나를 포함해 아무도 없다” 고 말할 정도이다. 미시 세계인 양자의 세계는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그 측정 조차도 쉽지 않은 영역이다.
위에서 살펴본 여러가지 원리를 이용하여 양자세계를 탐험하고 연구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 이 아니지만 다수의 과학자들의 노력에 의하여 양자 세계에 관한 지식들이 축적되어 있고,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 틀림없다.
양자역학은 우리의 상상을 실현해 줄 수 있는 도구로써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미래의 과학기술의 바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