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핵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을까?

잠수함은 현대의 전쟁에서 게임 체인져 역할을 할 수 있는 첨단 무기 중의 하나이다. 바다속에서 은밀하게 이동이 가능하고 적구에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강대국에서는 모두 잠수함을 가지고 있고 국방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핵잠수함은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고 이론상으로 연료의 수명이 다 할 때까지 잠항을 하며 어디든지 이동가능한 장점이 있다. 대한민국도 현재 3000톤급의 디젤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고 바다속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디젤 잠수함에 단점 때문에 먼 바다까지 가는 것은 한계가 존재한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오래 전부터 핵잠수함을 가지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그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한국이 액정 싸움을 건조하고 보유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알아보고자 한다.

한국 잠수함의 역사

1970년대 이전에는 잠수함의 건조는 꿈조차 꾸기 어려운 시절이었다. 6.25 전쟁 직후, 한국 해군은 작은 구축정과 고물 잠수정을 미국에서 원조받아 연명하고 있었다. 당시 잠수함은 고사하고, 수상함 유지조차 벅찼다. 하지만 냉전 시대가 본격화되고 일본이 해상자위대를 강화하면서, 한국 해군 내에서도 ‘수중 전력’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었다.

1987년, 한국 해군은 드디어 본격적인 잠수함 도입을 결정하고,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였다. 대상은 독일 HDW사가 개발한 209급 디젤 잠수함이었다. 한국형으로는 이를 장보고-I급이라 불렀다. 이름은 통일신라의 해상왕 ‘장보고’에서 따온 것이다.

장보고급-1급의 배수량 약 1,200~1,400톤, 길이 약 56m, 무장으로 어뢰, 기뢰, 하푼 미사일, 디젤-전기 하이브리드, 작전 수심 약 250m 로써 처음 1번함은 독일에서 건조됐고, 이후 2번함과 3번함은 현대중공업에서 면허 생산되었다. 이때부터 한국은 잠수함의 내부 구조, 전자 시스템, 추진계통, 센서 기술 등을 독자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 도입한 손원일급은 독일 214형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장보고-II급 잠수함으로, 한국은 이 시점에서 ‘AIP(Air Independent Propulsion)’ 기술을 도입하게 된다. 이 기술은 공기 없이도 수중에서 장시간 작전이 가능하게 해준다.

AIP는 디젤 잠수함이 주기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라 산소를 흡입해야 충전이 가능하지만, AIP는 외부 산소 없이 수소연료전지 등을 이용해 수중 작전 지속 시간을 2~3배로 늘려주는 기술이다.

손원일급의 제원은 살펴보면 배수량이 약 1,800톤, 길이 약 65m, 무장으로는 어뢰, 미사일, 기뢰, 전투체계의 국산화 비율 60% 이상, 유도탄 발사관, 소음 억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2020년대에 들어서 도산 안창호급 (장보고-III, 2020년대)을 순수 국내 개발의 쾌거를 이루었다. 도산 안창호급은 한국 최초의 독자 설계/건조 잠수함이다. 이는 단순한 성능의 향상만이 아닌, 전략무기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의미한다.

도산 안창호함 제원

2021년, 도산안창호함은 한국 최초의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세계 7번째 SLBM 보유국이 되었다. 이는 한국의 대북 억지력과 해양 전략에서 중대한 분기점이 된다.

SLBM이란 바닷속에서 발사되어 고도 수백 km를 비행 후, 수십 km 떨어진 목표를 타격하는 미사일로 탐지가 어려워 2차 핵 보복 수단으로 이상적이다.

도산 안창호급 주요 제원은 배수량 약 3,000톤, 길이 83.5m, 무장은 6개의 VLS 수직발사관 (SLBM 장착)을 가지고 있고 국산화율이 76%, 디젤-전기 + AIP 추진체계, 방사능 차폐 설계, 은닉성 강화등이 있다.

한국은 기술적, 전략적으로 핵추진잠수함(SSN)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디젤잠수함은 아무리 AIP를 사용해도 추진력과 작전 지속 시간에서 한계가 있다. 반면 핵잠수함은 수개월간 수중 작전 가능하고 속도도 빠르고 은밀성 뛰어나 전지구적 작전 가능하다.

현재까지 공식 개발 발표는 없지만, 수많은 군사 전문가들이 비공식적인 연구와 시범 기술 검증이 진행 중이라고 보고 있다.

디젤 잠수함과 핵 잠수함의 비교

디젤 잠수함

디젤 잠수함은 디젤 엔진을 장착한 잠수함으로 운행시 공기 필요하여 수면 위나 스노클로 공기를 빨아들여 엔진을 가동시킨다. 수중 운항을 하기 위해 배터리를 충전해야 하며, 배터리가 방전되면 다시 수면으로 올라와야 한다.

디젤 잠수함의 내부

또한 디젤 잠수함은 엔진을 끄고 바닷속에 숨어 적의 함대를 공격할 수 있고 소음이 작고, 연안 방어에 적합하다. 그러나 산소를 공급 받기 위하여 주기적으로 수면 위로 나와야 하는 큰 단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 일본, 독일 등이 주력으로 사용한다. 최근에는 AIP (Air-Independent Propulsion) 기술로 2~3주간 무공기 잠항 가능하기도 하다.

핵 잠수함

핵 잠수함은 내부에 소령 원자로를 설치하고 거기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전기를 만들어 사용하는 잠수함으로써 외부로부터 공기의 공급이 필요하지 않아서 오랫동안 잠항 할 수 있으며, 산소와 물은 해수를 전기분해해 산소를 얻고, 담수를 만들어 생존 가능하다.

지구 반대편까지 수개월 작전 수행할 수 있고, 핵 미사일을 싣고 보이지 않는 억제력으로 적국을 위협하며,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등 핵보유국을 중심으로 운용한다.

핵 잠수함 내부
핵 잠수함 내부

사용 목적에 따라 연안 방어, 잠복, 정찰에는 디젤 잠수함이 유리하고 장거리 작전, 핵 억지력, 전략적 투사 등을 목적으로 하면 핵 잠수함이 유리하다.

핵 잠수함의 원리

핵 잠수함은 단순히 바닷속을 유영하는 군함이 아니라, 작은 원자력 발전소가 달린 수중 괴물이다. 바다 밑에서 몇 달씩 떠오르지 않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건 전부 이 원리 덕분이다. 자, 이제 그 과학적인 비밀을 파헤쳐 보자.

핵 잠수함의 심장은 원자로(Reactor)이다. 이 원자로 안에서는 우라늄-235나 플루토늄-239 같은 핵연료가 핵분열을 일으키며 엄청난 열을 낸다. 이 열은 마치 전기 주전자로 물을 끓이듯이, 주변의 냉각수를 끓여서 고온 고압의 수증기를 만든다.

이 수증기가 터빈을 돌리고 터빈이 돌면 발전기에서 전기를 만들고, 추진축도 돌면서 잠수함이 바닷속을 유영하게 되는 것이다.

디젤, 핵 잠수함 추진 원리
디젤, 핵 잠수함 추진 원리

핵잠수함은 원자로 한 번 충전하면 수년간 재급유가 필요 없다. 일반 디젤 잠수함처럼 수시로 물 위로 떠올라 연료 보충할 필요가 없다. 결과적으로 더 깊이, 더 멀리, 더 오래 동안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은 한 번 작전 투입되면 90일 이상 바닷속에서 활동 가능하다.

그렇다면 바닷속에서 숨은 어떻게 쉬고, 물은 어떻게 마실까? 산소는 전기분해로 만든다. 바닷물을 전기로 분해하면 수소와 산소가 나오는데, 이 산소를 실내로 공급해 선원들이 숨을 쉴 수 있다. 마실 물은 증류 시스템으로 바닷물을 정제해서 만든다.

핵 잠수함의 가장 무서운 점은 그 은밀성이다. 연료 보충 때문에 물 위로 올라오지 않기 때문에 적에게 탐지당할 가능성이 훨씬 낮다. 특히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등의 전략 핵 잠수함은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실고 있으므로 바닷속에서 언제든 핵보복 공격을 할 수 있는 전략 무기이기도 하다.

핵잠수함 제작에 필요한 8가지 핵심 기술

소형 원자로 기술

핵잠수함의 동력원은 수백 미터 바닷속에서도 수십 년간 멈추지 않고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고밀도 소형 원자로이다. 이는 고농축 우라늄(HEU)을 연료로 사용하여, 일반 발전소보다 수백 배 높은 출력 밀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

방사선 차폐, 열 교환기, 증기 발생기, 터빈과 감속기 등으로 구성된 복잡한 열역학 엔진이며, 이 모든 장비가 좁은 선체 안에 탑재되어야 하기 때문에 극도의 소형화와 내진동 설계가 요구된다.

이러한 원자로는 단순히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을 넘어, 추진, 전자장비 운영, 생명유지 장치까지 핵심적인 기능을 맡는 존재이므로, 소형 원자로 기술은 핵잠수함의 심장을 구현하는 과학이다.

저소음 기술

핵잠수함이 살아남으려면 ‘보이지 않는 것’보다 ‘들리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적의 소나(SONAR) 탐지망을 피하려면, 선체에서 나오는 모든 소리를 최소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 펌프제트(propulsor) 방식의 추진기와 저소음 축계, 방진 마운트, 흡음 타일을 사용한다.

특히 ‘흐르는 물의 소리’조차 적에게 탐지될 수 있기 때문에, 외피의 곡률과 수류 라인을 정교하게 설계하여 수중 유체역학적 소음을 줄이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이처럼 소리를 감추는 기술은 적에게 들키지 않고 바닷속을 누비기 위한, 침묵을 무기로 삼는 고도의 공학이다.

핵 추진 시스템

핵잠수함이 한 번 잠수하면 연료 보급 없이 수년간 작전을 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핵 추진 시스템 덕분이다. 원자로가 발생시킨 열은 물을 끓여 고압 증기를 만들고, 이 증기가 터빈을 돌려 추진력을 발생시킨다. 이를 통해 디젤 잠수함처럼 수면 위로 떠올라 연료를 보급받을 필요 없이, 바닷속에서 계속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이 추진계는 고속 항해뿐 아니라, 저속 항해 중에도 소음이 거의 없어 전술적 은밀성까지 보장하는 고성능 기술 집약체이다. 결국 핵 추진 시스템은 바닷속에서의 자율성과 생존성을 확보해 주는, 잠수함 운용의 근본이 되는 동력 기술이다.

잠항 항법 기술

잠수함은 바다 속 깊은 곳에서 항해하므로 위성 신호(GPS)를 받을 수 없다. 따라서 핵잠수함은 관성항법장치(INS), 수중음향항법시스템(SPS), 그리고 해류 예측 모델을 활용한 복합 항법 시스템을 사용한다.

INS는 초정밀 자이로스코프와 가속도계를 사용하여 잠수함의 위치와 속도를 계산하지만, 오차가 누적되기 때문에 보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주변 지형과 음파 신호를 기반으로 위치를 추정하는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기술도 활용된다.

이처럼 깊은 바닷속에서 인간의 눈과 귀를 대신해 방향을 제시하는 항법 기술은, 바다의 미로 속에서 정확히 길을 찾기 위한 과학의 나침반이다.

지휘·통제 시스템

핵잠수함 내부는 작은 도시만큼 복잡하며, 그 모든 센서와 무기 시스템, 추진 계통을 통합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 탑재되는 C4ISR 시스템(지휘, 통제, 통신, 컴퓨터, 정보, 감시, 정찰)은 마치 디지털 신경계처럼 작동하여 승조원의 눈과 귀, 그리고 판단력을 증폭시킨다.

전술상황 인식, 적 탐지, 함내 자원 분배, 피해 통제, 잠항 루트 계산 등 모든 것이 이 시스템을 통해 관리된다. 무기 발사 결정도 이 시스템의 중앙에서 내려지며, 때로는 인공지능 기반 판단 보조 시스템도 도입되고 있다. 이러한 지휘통제 시스템은 바닷속에서의 전투를 가능하게 만드는, 잠수함의 두뇌이자 판단 기계이다.

사고 대비 안전 시스템

원자로가 탑재된 구조물이라면 반드시 사고 대응 시스템도 완벽해야 한다. 이중 삼중의 냉각 회로, 자동 긴급 정지 시스템, 방사능 차폐 구조, 독립된 통신 시스템과 피난 경로 설계까지 모두 포함된다. 물속에서의 사고는 수면 위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치명적이기 때문에, 모든 장비는 고온·고압·충격·화재에 견디도록 제작된다.

특히 방사능 유출 사고는 국가 재난급 상황이므로, 방호구역 설정 및 자동 격벽 폐쇄 시스템도 필수적이다. 이런 시스템들은 단순한 장비가 아니라, 바닷속에서 인간 생존을 가능하게 해주는 정밀하고 집요한 안전 공학의 집합체이다.

수중 감시·탐지 시스템

핵잠수함은 잠수 중에도 적을 탐지하고 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선체 전면과 양측면, 함미에 이르는 다중 배열 소나(SONAR)가 설치된다. 이 소나는 수중 음파의 반향을 분석해 적 잠수함, 어뢰, 지형 등을 탐지하며, 수동 소나와 능동 소나, 예측 알고리즘이 함께 사용된다.

또한 수면 근처에서는 위성 통신, 레이더, 전자파 탐지 센서 등도 제한적으로 운용된다. 이와 같은 복합 탐지 시스템은 적보다 먼저 보고 먼저 반응하게 해주는, 잠수함의 눈과 귀를 구성하는 과학 기술이다.

무기 시스템 통합 기술

핵잠수함은 단순한 운송 수단이 아니라, 핵미사일을 탑재한 전략 무기 플랫폼이다. SLBM(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순항미사일, 어뢰, 기뢰 등 다양한 무기를 운용하며, 이를 위해 수직 발사 시스템(VLS)과 자동화된 무장 통제 시스템이 구축된다.

미사일 발사는 수중에서도 가능하도록 설계되며, 발사 순간의 압력 변화와 충격을 흡수하는 복잡한 구조를 필요로 한다. 이 무기 시스템은 단순히 발사만이 아니라, 목표 인식, 항로 계산, 기상 조건 분석까지 수행하는 전천후 자동 전투 시스템이다.

따라서 무기 시스템 통합 기술은, 바닷속의 거대한 창을 정밀하게 쏘아 올릴 수 있게 해주는, 전략 무기의 결정체이다.

이렇게 8가지 핵심 기술을 보면, 핵잠수함은 단순한 배가 아니라, 물속에서 작동하는 고도의 과학기술 종합체임을 알 수 있다.

단 한 번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는 바닷속 미션을 수행하려면, 이 모든 기술이 정밀하게 통합되어 하나의 생명체처럼 작동해야만 한다. 그렇기에 핵잠수함을 만드는 국가는 과학기술의 정점에 서 있다고 평가받는다.

한국은 핵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한국은 핵 잠수함을 직접 건조 할 수 있을까에 대하여 여러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보자.

기술적 측면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한국은 핵잠수함을 만들 수 있는 나라이다. 한국은 이미 세계 최상급의 재래식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나라이다. 독일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209급, 214급 잠수함을 독자 설계·개량하며 축적된 기술은 매우 정교하며, 원자력 추진체에 필요한 고체 추진체와 원자로의 축소·소형화 기술도 단계적으로 축적되고 있는 중이다.

조선업 세계 1위 국가답게 정밀한 함체 설계, 고강도 합금, 복합 재료 기술도 세계적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술적인 관점에서 보면 한국은 핵잠수함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갖춘 상태이다.

핵연료와 원자로 개발 측면

한국은 이미 APR1400 같은 고성능 원전을 설계하고 운영하며, 나트륨 냉각 고속로(SFR)와 소형 모듈 원자로(SMR) 개발도 진행 중이다. 특히 SMR은 잠수함 원자로와 거의 유사한 구조를 지니며, 열 출력의 제어, 냉각 시스템, 방사선 차폐 등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군사용 소형 원자로로 전환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군사용 소형 고농축 우라늄 사용은 비확산 문제에 걸려 있기 때문에 국제 규범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으로는 소형 원자로를 자체 개발 가능한 수준에 와 있는 것이다.

재정적 측면

핵잠수함 한 척을 개발하고 건조하는 데는 약 3조 원에서 5조 원가량이 들어가며, 이는 일반 잠수함의 2배 이상이다. 하지만 한국은 2024년 국방예산만 59조 원을 넘었고, 전체 GDP 대비 방위비 비중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미 KF-21 전투기 개발, 천궁-II 미사일, 군 위성 체계 등 대형 방산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성공적으로 진행해 왔기 때문에, 재정적인 투자 여력과 운용 능력 면에서 핵잠수함 개발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전략적 필요성 측면

북한은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실제 실전 배치를 시도하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는 극초음속 미사일과 함께 해양 전략을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중국 견제에 따라 인도-태평양 전략 내에서 잠수함 전력이 핵심 수단이 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재래식 잠수함의 한계를 넘고 장기 잠항이 가능한 핵잠수함은 군사 전략상 반드시 필요한 자산이다. 따라서 전략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서 핵잠수함은 매우 필연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국제 정세 측면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하에서 군사용 고농축 우라늄(HEU)을 보유하거나 사용하지 않겠다고 서약한 상태이다. 또한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미국의 사전 동의 없이 군사용 원자로 개발이나 고농축 우라늄 확보가 제한된다.

미국은 호주에게는 AUKUS 체제로 핵잠수함 기술을 제공하고 있으나, 한국에게는 아직 그러한 협정을 열어준 상태가 아니다. 결국 외교적이고 국제법적인 관문을 해결해야 한다는 제약 조건이 있는 것이다.

국민 정서와 정치적 의지

핵 관련 기술 개발은 국내적으로도 정치적 논쟁을 불러올 수 있다. 특히 원자력 사용에 대한 국민 여론은 안전성, 비확산, 환경 문제와 얽혀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 또한 핵잠수함이라는 상징성은 주변국, 특히 중국과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정치권에서는 ‘방위력 증강’이라는 명분과 ‘외교적 갈등 유발’이라는 우려 사이에서 치열한 토론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외 협력을 통해 현실적인 길을 모색할 수 있는 여지

미국과의 협력, AUKUS 모델의 확장, 국제 협정을 통한 SMR 기반 동력체 공동개발 등이 현실적인 접근법이 될 수 있다. 이미 한국은 미국, 프랑스, 영국 등과 방산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호주 사례를 참고해 외교적으로 포지셔닝을 조율할 수 있다.

고농축 연료 없이 저농축 연료 기반으로 동력체를 개발하는 우회로도 기술적으로 가능성이 논의되는 중이다. 결국 독자 개발보다는 국제 협력 모델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핵잠수함을 만들 수는 있지만 넘어야 할 장벽도 명확한 상태이다. 기술력과 자본력, 산업 역량 면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나라이다. 하지만 국제 조약과 외교적 균형, 정치적 결단, 국민 여론이라는 비기술적 요인이 여전히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한국이 핵잠수함을 만드는 것은 기술적 능력이 아니라 외교·정치적 의지에 달려 있는 문제이다. 만들 수는 있지만 곧바로 착수하기는 복잡한 딜레마가 존재하는 것이다.

마무리

핵잠수함은 단순히 ‘바닷속 무기’가 아닌, 기술력·정치력·전략 안목이 총집결된 현대 국가의 집약체이다. 그것은 들키지 않고 수개월 동안 바다 속을 항해하며, 언제 어디서든 전략적 억제를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핵잠수함을 보유한다는 것은 한 나라가 기술과 자본, 외교적 위상에서 성숙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은 지금까지의 성취만 봐도 충분히 핵잠수함을 만들 수 있는 기술과 산업 기반을 갖춘 상태이다. 방산 수출 세계 4위, 조선업 세계 1위, 원전 설계 독자화, 잠수함 독자 건조라는 모든 카드가 이미 손에 쥐어져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제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할 것이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선택은 단순한 기술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미국과의 협력 구조, 국제 핵 비확산 체제, 주변국의 반응, 국민의 우려, 그리고 군사 전략상의 우선순위까지 고려해야 하는 복합적 문제이기도 하다.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결국 핵잠수함 보유는 단순히 하나의 무기를 갖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 세계 안보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선언이기도 하다. 우리는 바다 속에서 잠잠히 떠오르는 ‘전략의 심장’을 갖출 준비가 되었는가?

그 물음에 대한 답은, 우리 모두가 과학과 전략, 그리고 윤리의 눈으로 고민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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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의 종류와 그 역할

https://ko.wikipedia.org/wiki/원자력_잠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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