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전차에 숨어 있는 과학

여즘에 언론을 통해서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K2전차를 수입하고 있다는 소식을 자주 접한다. 대표적인 나라가 폴란드 이며, 한국 K2 전차가 세계로부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수입을 하려는 나라도 늘어나고 있다. 성능 테스트에서 미국의 에브라함스 전차와 독일의 라인메탈사의 전차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아 수출이 되고 있다.

전차를 상상해보라. 거대한 철갑이 들판을 누비며 굉음을 내고, 포신 하나로 적진을 초토화하는 강철 짐승. 그런데 이 괴물이 마치 스텔스기처럼 눈에 안 띄고, 스포츠카처럼 민첩하게 움직이며, 심지어는 총알을 튕겨내는 물리엔진을 장착하고 있다면?

바로 그것이 K2 흑표 전차다. 이 글에서는 K2 전차를 이루는 과학 기술 요소들을 전자기학, 재료과학, 기계공학, 센서 기술,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풀어보겠다. 군덕도, 과학덕도, 그냥 호기심 많은 일반인도 모두 환영이다.

지능형 사격 통제 시스템 (IFCS)

지능형 사격 통제 시스템(IFCS)은 전차가 적의 위치를 탐지하고, 자동으로 조준하며, 탄도학적 계산을 바탕으로 정확하게 포를 발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AI 기반 전투 브레인이다. 흑표의 포탑 위에는 마치 AI 로봇의 눈처럼 생긴 주야간 열상 카메라, 레이저 거리 측정기, GPS, 자이로센서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1. 표적 탐지 및 추적

    IFCS는 열영상감시장치(FLIR), 레이저 거리측정기, 주야간 카메라, GPS 등을 이용해 주변의 열원, 움직임, 거리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열화상 카메라는 사람, 차량, 엔진의 열을 감지해 어둠 속에서도 목표를 식별하고, 레이저 거리측정기는 광속으로 목표물까지의 거리를 정확하게 계산하고 자동추적 장치는 포수가 목표물 한 번만 찍으면, 이후엔 전차가 자동으로 계속 따라간다.(자동 트래킹)

    사격 통제 시스템
    사격 통제 시스템

    이 과정에서 IFCS는 여러 대상을 동시에 탐지하고, 우선순위까지 판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멀지만 위협적인 적 헬기 vs 가까이 있는 보병” 중 누구를 먼저 제거할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

    2. 탄도 계산 (Ballistic Computation)

      총알이 아니라 120mm 포탄을 날리는 전차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건 ‘곡선 궤도’를 정확히 맞추는 것이다. 지구에는 중력, 공기 저항, 바람, 습도, 탄의 온도까지 모든 것이 탄의 궤적을 바꿔 놓을 수 있다. 그래서 IFCS는 다음과 같은 변수들을 실시간으로 고려한다.

      탄도 계산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
      탄도 계산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

      K2 전차는 이 모든 걸 0.1초 단위로 계산해서 최적의 조준점을 자동으로 잡아준다. 다시 말해, 움직이는 전차에서, 움직이는 적을, 움직이는 탄으로 명중시키는 걸 수학적으로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3. 발사 제어와 동기화

        아무리 조준이 정확해도 포가 제멋대로 쏘면 안 되기 때문에 IFCS는 발사 시점을 기계적으로 정밀 제어해서 진동, 바퀴 흔들림 등을 보정한 뒤 발사를 허가한다.

        4. IFCS와 포탑/포신의 자동 연동

          K2 흑표에는 전기식 포탑 구동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어서, IFCS의 조준 값이 계산되면 바로 포탑과 포신이 자동으로 그 방향을 향해 움직인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포신 안정화 장치 (Gun Stabilization System)로 전차가 흔들리거나 달리는 중에도 포신이 목표 고정 상태를 유지하 수 있고, 마치 손에 든 카메라 짐벌처럼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움직여 준다.

          요즘 IFCS에는 AI 기반 자동 표적 인식 시스템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K2도 업그레이드를 통해 탑재되고 있고, 이것들은 적 차량의 형태 인식(탱크 vs 장갑차 vs 트럭 구별), 위협도 분석(대전차 미사일을 든 병사 vs 일반 보병), 적 패턴 분석(움직임 예측, 잠복 위치 예측 등)을 하는 역할을 한다.

          120mm 활강포

          K2 흑표 전차에 장착된 주포는 120mm 55구경장 활강포 (CN08)다. 이건 독일 라인메탈(Rheinmetall)사의 L55를 바탕으로 국산화하여 개발된 포로, 기존 M1 에이브람스나 레오파르트2A6에 장착된 활강포와 기술적으로 대등하거나 그 이상이라고 평가받는다.

          여기서 120mm는 포신 내부 직경. 즉 탄의 지름을 의미하고 55구경장은 포신 길이 120mm × 55 = 6.6미터라는 뜻이고, 포신이 길수록 발사 가스가 더 오랫동안 작용하므로 더 높은 속도로 탄을 발사 가능하다.

          포에는 강선포와 활강포가 있는데 K2에는 활강포가 달려 있다. 그 차리점은 다음과 같다.

          강선포 (Rifled Gun)는 포신 내부에 나선형 홈(강선)이 파여 있어 발사체에 회전을 줘서 비행 안정성을 확보한다. 그러나 정밀도는 높지만, 마찰로 인해 속도 저하, 마모 증가 현상이 나타난다.

          활강포 (Smoothbore Gun)는 포신 안이 매끄럽워서(활강) 탄두가 스스로 회전하거나 날개로 안정성을 유지하며 고속 발사, 마모 감소, 대구경 장포신에 유리하다. 현대 전차의 표준은 거의 활강포인데 포탄의 속도와 관통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강선포(위)와 활강포(아레)에서 포탄이 날아가는 모습
          강선포(위)와 활강포(아레)에서 포탄이 날아가는 모습

          K2 전차의 탄약 장전은 자동 장전 장치 (autoloader)가 있어 인력이 필요 없고 사수가 1명 줄고 장전 속도를 증가시겼다. 포후장치가 열고 발사체(포탄) + 장약이 장전 된후에 화약이 폭발되어 초고온 고압 가스가 발생하여 포탄을 밀어내며 초음속으로 포신을 따라 이동한다.

          이 때, 포신의 반동 흡수하기 위하여 유압 완충장치, 마찰 제동기, 방열 슬리브 등으로 반동과 열 손상을 최소화하였다.
          포탄은 55구경장 포신을 따라 가속되며 최대 속도는 1.7km/s에 도달한다.

          복합장갑과 능동방어체계

          복합 장갑

          K2의 몸체는 그냥 철판이 아니고 국산화된 복합장갑을 사용하고 있다. 이건 단순한 두꺼운 철판이 아니다. 복합이라는 이름 그대로, 여러 종류의 재질이 층층이 결합되어 각종 탄종(철갑탄, 성형작약탄 등)에 모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장갑이다.

          K2의 복합장갑은 보통 외장(Hard Steel Faceplate)은 초경도 강철로 외부 탄환의 초기 충격과 파편을 차단하고 성형작약탄의 형성된 제트도 여기서 일차 파괴 시도한다. 세라믹 층 (Ceramic Layer)은 매우 단단하지만 깨지기 쉬운 성질이 있어 탄환이나 제트 스트림을 분쇄하거나 방향을 비틀어줌으로써 에너지 분산 및 열 충격 완화에도 유리하다.

          섬유 복합재 (Kevlar, Aramid, UHMWPE 등)는 총알은 막지 못하지만, 충격을 흡수하고 파편을 막아주고, 중량 대비 강도 우수하고 내부 장비 보호한다. 또한 에어갭 or Honeycomb 구조는 기계적 충격을 더욱 흡수하는 공간으로 충격파 확산 및 포탄 에너지의 전달 경로 변경시켜 충격을 줄인다.

          내부 강철 플레이트(Spall Liner 포함)는 장갑 관통 시 생기는 파편으로부터 탑승자 보호한다. K2는 장갑을 교체식 모듈화 구조로 설계했다. 따라서 전투 환경에 맞춰 도심형, 사막형, 산악형 등 장갑 조합을 변경시킬 수 있고 피해 부위 수리나 개량도 훨씬 용이하다.

          능동 방어 체계

          능동 방어 체계는 날아오는 포탄, 미사일, RPG 등을 초고속으로 인식하는 탐지하기 위해 레이더, 적외선, 레이저 탐지기 등이 장착된다. 그 후 비행 궤적과 속도, 충돌 예상 지점을 실시간 계산한다. 날아오는 포탄 등을 포탑 주변에서 탄환이나 로켓을 발사하여 요격하거나 연막탄, 레이저, 적외선으로 방해(소프트킬)한다.

          K2의 능동방어체계는 레이저 경보 수신기 (LWR: Laser Warning Receiver)로 적의 조준 레이저를 감지하여 어떤 방양에서 조준하고 있는지 알려주고, 적외선 방해장치 (IR Jammer)로 적 유도 미사일의 적외선 추적을 방해한다. 그리고 이어서 연막탄 발사기 (Smoke Grenade Launcher)사용하여 전자기 및 적외선 스펙트럼까지 차단하는 다중 스펙트럼 연막을 치고 열 추적도 막는다.

          하드킬 시스템 (추후 적용 예정)을 이용하여 미사일이나 로켓을 직접 요격한다. (예: 이스라엘 트로피, 러시아 아레나)
          K2는 아직 완전한 하드킬 APS는 적용되지 않았지만, 국산화 개발 중이다.

          반능동 유기압 현가장치 (ISU)

          K2 전차도 결국 노면 위를 주행하는 차량이다. 그런데 전차는 일반 차량보다 무게가 수십 톤이나 더 무겁고, 지형은 험준하고,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사격 정확도는 움직이면서도 유지되어야 한다. 따라서, 현가장치(Suspension)는 단순히 승차감 이상의 기동성과 생존성, 사격 정확도까지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다.

          K2 의 반능동 유기압 현가장치(ISU)는 차체 바깥 암(Arm)에 현가장치 내장하는데 그 내부에는 질소가스 챔버 + 유압 오일 + 피스톤 구조가 있어서 노면 충격이 바퀴를 지나 암으로 가고 다시 피스톤으로 전달된다. 피스톤이 내려가면,
          오일을 압축하며 질소 가스를 밀어내면서 충격이 흡수된다.

          각 바퀴에 적용된 반능동 유기압 현가장치
          각 바퀴에 적용된 반능동 유기압 현가장치

          탑재된 센서가 속도, 지형, 회전률, 탄도 방향 등 실시간 정보가 입력되면 차량 내부 제어 컴퓨터에서 압력을 조정하여긱긱의 바퀴에 독립 반응이 되도록 만든다. 반능동 시스템의 장점으로는 K2 차체의 높낮이를 보벌할 수 있고, 사격과 가속 할 때 자세를 제어 할 수 있으며, 주행 중 사격을 안정화 시킬 수 있고, 각 바퀴가 지형 변화에 독립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K2 전차의 강력한 엔진

          K2 전차의 심장인 엔진은 개발 초기에는 독일로부터 수입하여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국산 엔진으로 대체되었다. 1,500마력 디젤 엔진과 자동변속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능력을 발휘한다. 55톤의 무게를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고속(최고속도 시속 70km/h, 등판 능력 60도)로 이동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엔진이다.

          K2 엔진
          K2 엔진

          K2 에 들어간 엔진은 무게당 마력비가 약 27.2 hp/ton 인데 이것은 자동차에 비유하면 슈퍼카 수준의 마력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출력은 자동변속기와 연결되어 운전병이 기어 하나하나 손으로 바꿔가며 운전할 필요도 없다. 복잡한 도심에서 자동변속기가 편하듯, 전장의 복잡한 지형도 편하게 주행 가능하다는 뜻이다.

          K2 전차의 수중도하 능력

          K2는 전차는 기본적으로 1.2m 깊이, 키트 장착 시 4.1m까지 도하가 가능하다. 이걸 수중도하라고 부르는데, 쉽게 말하면 전차가 잠수해서 강을 건널 수 있다는 뜻이다. 도하능력을 가지기 위하여 K2 전차는 완벽한 밀폐와 방수 처리를 해였고, 엔진 공기 흡입과 배기까지 모두 튜브를 통해 수행하며, 탑승 인원은 전차 내부에 완전 밀폐된 상태로 대기한다.
          또한 압력 센서와 자동 배수펌프로 유사시 물을 자동 제거하는 기능까지도 있다.

          K2 전차의 수중도하
          K2 전차의 수중도하

          K2 전차의 전기전자 시스템

          이제 K2의 두뇌를 보자. 이건 그냥 탱크가 아니다. 육지 위의 디지털 전쟁 드론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다.

          디지털 사격 통제 시스템 (IFCS)은 레이저 거리 측정기 + 열영상 + GPS + 사격 데이터가 모두 융합되어 있어서 적의 이동 거리, 속도, 바람, 탄도학적 계산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쏘세요” 버튼만 누르면 자율 조준 사격을 한다.

          그리고 K2 전차는 C4I 체계를 탑재하여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UAV, 다른 전차, 포병과 실시간 데이터 공유 공유 할 수 있다. 만일 전방에서 드론이 발견한 적의 위치를 바로 HUD에 표시하고, 사격 각도까지 계산해주는 완전 네트워크 중심의운용을 할 수 있다.

          무인 자동 관측 + 자가 진단 시스템은 정비병 없이도 스스로 고장 여부를 판단하고, 센서 오류, 모듈 이상을 전차 내부 스크린에 바로 경고 표시를 하여 자동 보고된다.

          마무리

          우리는 흔히 전차를 강철 덩어리, 무기의 결정체로만 바라본다. 하지만 K2 흑표를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단순한 무력 이상의 과학, 공학, 지능, 생존 전략이 촘촘히 녹아들어 있다.

          이 전차는 강한 포신으로만 싸우지 않는다. 전자적 판단력, 디지털 통신력, 스스로 조준하고, 스스로 생존을 계산하는 이성적인 두뇌로 전장을 분석한다. 마치 현대의 전차가 아니라, 미래에서 온 전장의 AI 생명체처럼 느껴질 정도다.

          게다가 수중을 잠수함처럼 이동하고, 능동방어체계로 스스로 탄을 피하며, 스마트한 현가장치로 산악을 미끄러지듯 넘는 그 모습은, 그냥 군사장비가 아닌, 국가 과학기술의 종합체이자 예술품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정밀하고도 아름답다.

          한때 전차는 ‘탱크’라는 이름 아래 전진만을 위한 장비였지만, 이제 K2 흑표는 보는 눈, 판단하는 머리, 보호하는 갑옷, 그리고 날렵한 발을 가진 전장의 생명체가 되었다.

          과학기술이 전장을 바꾸듯, 우리의 일상도, 사회도, 미래도 점점 더 ‘지능화된 선택’과 ‘정밀한 판단’을 요구받는다.

          K2 흑표를 통해 우리는 단지 전차를 넘어서, 인간이 만든 기술이 어떻게 전장을 넘어 지능과 윤리를 품을 수 있는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함께 던져볼 수 있다.

          https://allsicence.tistory.com

          대한민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

          https://ko.wikipedia.org/wiki/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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